진성이씨대종회

수졸당종택

이 집은 토계의 물이 상계를 거쳐 조용히 흘러가다 낙강과 만나는 곳인 하계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퇴계 이황의 손자인 동암 이영도가 분가할 때 처음 지은 집이다.

종택은 본채, 정자, 사당, 재사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바깥마당이 있고 안채로 들어가는 남쪽으로는 쪽마루가 앞에 가설되어 있는 1칸의 행랑채가 있다. 대문의 북쪽으로는 정면 3칸의 사랑채가 있다.

본채의 북쪽 옆으로는 정자이다. 정면 2칸, 측면 2칸 규모의 정사각형 모양 집으로 방이 마련되어 있다. 쪽마루는 옆쪽으로 이어져 나가 옆의 마루방으로 흡수된다. 마루의 북쪽 지붕 아래에는 수졸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수졸당과 본채 사이, 뒤쪽으로 물러나 앉은 사당이 보인다. 재사는 동암 이영도의 묘사를 행하는 곳으로 후에 지어진 것이라고 하겠다.

지금 종택의 주인은 진성이씨 24세손 이재녕 씨이다.

1. 건물 이야기

명 칭 : 진성이씨 수졸당종택(眞城李氏守拙堂宗宅)

소 재 지 :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251

건 축 주 : 이영도(李詠道, 1559~1637)

건축시기 : 16세기 말~17세기 초

소 유 자 : 이재녕(관리자 : 이재녕)

문 화 재 :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30호, 2003년 8월 14일 지정, 4동

건축 이야기

뿌리 깊은 나무를 바람에 뽑혀 나가지 않게 하고, 샘이 깊은 물을 가뭄에도 아예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은 인간의 역사이다. 역사가 그런 권능을 갖는다는 것은 역으로 역사는 뿌리 깊은 나무도 흔들어 뽑을 수 있고, 샘이 깊은 물도 막아서 마르게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계마을에서 우리는 그러한 역사의 이중성을 본다. 조선 후기 마을의 전형처럼 하계마을을 번성시켜낸 역사의 광휘가 우리의 의식을 사로잡기도 하고, 또 역사가 단숨에 파괴하여 버린 폐허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하는 곳이 하계마을인 것이다.

하계마을은 퇴계의 묘소가 있는 산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새로 난 길이 휘도는 지점, 옛 길의 아래로 툭 불거져 나온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것이 동암이다. 그 위로 산기슭에는 표석 하나가 서있다.

양진암(養眞庵) 옛터는 1545년에 퇴계가 을사년의 광풍을 모면하고 겨우 돌아와 자리를 잡았던 곳이다. 스스로는 완전한 은거를 시작한다고 믿었지만 또 다른 출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풍기 군수를 내던지고 돌아오던 때가 되려면 몇 년이 더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때 퇴계는 여기 동암 기슭에 작은 집을 지었는데, 그것이 양진암이다. 풍기 군수를 던지고 돌아와서는 아주 은거할 땅을 찾고, 결국 상계에 정착하였다.

하계는 이렇게 퇴계의 족적 아래에 놓여 있다. 그 하계를 동암 이영도가 기지로 정하고, 그래서 이곳의 낙강과 만나는 밋밋한 산기슭이 하계마을로 발전해 나간 것이다. 이황의 장자인 이준의 셋째 아들 이영도는 자가 성여(聖與)이고, 호가 동암(東巖)이다. 이영도는 지금 수졸당종택이라고 알려져 있는 집을 처음 지은 사람이니, 이 집은 수졸당종택이라고 하기 보다는 동암종택으로 불리워지는 것이 옳다. 이영도의 호 동암은 조부 퇴계가 지은 동암언지(東巖言志)라는 시에서 나온 것으로, 그가 조부의 양진암 자리에 돌아가 집을 짓고 살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건축 배경

동암 이영도가 분가할 때 처음 지은 집이라고 한다. 본채, 정자, 사당, 재사로 이루어져 있다. 재사는 동암 이영도의 묘사를 행하는 곳으로 후에 지어진 것이라고 하겠다.

건물 구성

불과 몇 채의 집만 남은 하계마을에는 이곳을 떠날 수 없었던 수졸당 종택이 자리 잡고 있다. 수졸당종택은 산 위로 올라 설 수밖에 없었으므로 옹색한 골짜기 한켠에 동향하여 서 있다. 눈앞을 가까이 막고 나서는 산줄기는 답답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바깥마당이다. 안채로 들어가는 남쪽으로는 쪽마루가 앞에 가설되어 있는 1칸의 행랑채가 있다. 현재 종손어른이 기거하는 방이다. 대문의 북쪽으로는 정면 3칸의 사랑채가 있다. 대문 쪽 2칸은 앞에 쪽마루를 두고 방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대문에서 먼 쪽은 정면 1칸, 측면 1칸 정도의 마루가 가설되어 있다.

마루는 안채의 口자 형상이 팔을 드리워 만나는 부분, 그러니까 안채의 북쪽 벽을 타고 흐르며 좁직한 쪽마루로 이어진다.

수졸당 안벽에는 분정판이 보인다. 수졸당 쪽마루의 앞쪽은 난간으로 둘러쳤다. 물론 중앙 부위의 마루로 올라서는 부분에는 난간이 없다. 쪽마루와 마루방 사이에는 단층이 마련되어 있는데, 쪽마루가 15cm 정도 높게 되어 있다.

수졸당과 본채 사이에 뒤쪽으로 물러나 앉은 사당이다.

현판

수졸당(守拙堂)

본채의 북쪽 옆으로는 정자이다. 정면 2칸, 측면 2칸 규모의 정사각형 모양 집이다. 본채 쪽으로는 앞으로 반 칸 정도 폭의 쪽마루를 두고 뒤로 정면 1칸, 측면 1칸 반 정도의 방이 마련되어 있다. 쪽마루는 옆쪽으로 이어져 나가 옆의 마루방으로 흡수된다. 마루의 북쪽 지붕 아래에는 수졸당(守拙堂)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3. 문중 이야기

- 퇴계의 묘소를 지키다

하계는 이제 빈 마을이다. 물이 주인이 되고, 사람은 뭍을 찾아서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퇴계의 숨결이 머물고, 발길이 스쳤던 곳에 터 잡고 살며 그 훈기 하나라도 자기 것으로 삼고자 하였던 사람들의 의지는 그렇게 안동댐의 광폭한 힘에 밀려 속절없이 스러져 간 것이다. 많은 것들이 이곳을 떠났지만 수졸당종택만은 이곳에서 떠날 수 없었다. 수졸당종택이야말로 퇴계종택과 분리될 수 없는 일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토계의 물이 상계를 거쳐 조용히 흘러 내려서 낙강과 만나는 곳, 그곳이 바로 하계마을이다. 그곳에는 퇴계의 묘소가 있다.

산은 낮지만 오똑한 산 나름의 자랑을 담고 있다. 낮다고 하여 산의 기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이름 높은 스승 퇴계를 그 머리맡에 이고 있는 산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건지산은 도산을 옆으로 보며 그 끝자락 하나를 슬며시 낙강에 드리운다. 시선은 낙강이 토계와 만나는 지점을 향한다.

퇴계의 묘소로 오르는 산 중턱, 오르는 이가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지점에 작은 묘소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퇴계의 큰며느리, 이준(李寯)의 아내 봉화금씨의 묘소이다. 살아서 평생 시아버지 이황을 모셨으니 죽어서도 모시리라며 그 발치에 자리 잡기를 바랐던 봉화금씨의 시아버지 사랑이 눈에 아리도록 넉넉하다.

4. 인물 이야기

관련인물

- 수졸당 가계

이황(李滉)의 장자인 이준(李寯)의 셋째 아들 이영도(李詠道)는 1559년에 출생하여 1637년에 타계하였다. 원주목사를 지냈고 선무원종(宣武原從) 공신으로 훈작을 받았다. 이조 참판의 증직을 받았으며, 묘는 묘지동에 있다. 정부인 안동권씨와의 사이에 이기(李岐), 이억(李?), 이계 세 아들을 두었다. 둘째 이억은 형 이안도의 후사를 잇게 하였다.

이영도의 후손은 하계파를 이룬다. 상계 종가 역시 그의 둘째 아들이 후사를 이음으로, 이황의 가계는 이영도의 후손들에 의해 대표된다고 할 수 있겠다.

장자 이기는 자가 사숙(士夙)이고, 호가 수졸당(守拙堂)이다. 1591년에 출생하여 1654년에 죽었다. 묘는 재산에 있다. 풍양조씨와의 사이에서 이희철(李希哲), 이극철(李克哲)을 낳았다. 이영도의 셋째 아들 이계는 자가 사일(士逸)인데, 통덕랑이다. 1610년에 출생하여 1675년에 죽었다. 영천이씨와의 사이에서 이후철(後哲)을 낳았다.

이기의 장자 이희철은 자가 원명(原明)이고, 찰방이며, 증직으로 이조참의를 받았다. 1622년에 출생하여 1693년에 타게하였다. 숙부인 풍천임씨와의 사이에 이괴, 이주(李柱), 이환(李桓) 세 아들을 두었다. 이희철의 묘소는 백운지에 있다.

이괴는 자가 자실(子實)이고, 인조 경진년(『하계파보』에는 효종 경진년이라 되어 있으나 동생인 이주가 계사년(1653년)생이고, 아들 이수약이 현종 경자년(1660년) 생인 것으로 보아 인조 경진년(1640년)의 오자로 보아야 한다.) 출생이고, 1717년에 사망하였다. 백운지에 묘소가 있다. 배위 광산김씨와의 사이에 아들 이수약(李守約)이 있다.

이괴로부터 『진성이씨하계파세보』는 역사를 조선 임금의 이름을 넣어서 표시한다. 효종시대부터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인데, 효종의 북벌 의식, 명나라에 대한 숭정처사 의식, 청나라에 대한 복수설치 의식 같은 것들이 그 배경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수약은 자가 약증(若曾)이고, 1660년 출생하여, 1735년 사망했다. 정부인 진주강씨와의 사이에 이세진(李世震), 이세관(李世觀), 이세항(李世恒), 이세사(李世師), 이세형(李世亨), 이세정(李世貞), 이세영(李世榮) 등의 아들을 두었다. 후에 세사(世師)가 귀하게 됨으로써 증직으로 이조판서를 제수 받았다. 묘는 불모동(不暮洞)에 있다.

이세진은 자가 형백(亨伯)이고, 1680년에 태어나 1715년에 죽었다. 묘는 건지산에 있다. 문과 출신으로 사서(司書) 직책을 역임하였다. 청주정씨와의 사이에 이귀범(李龜範), 이귀하(李龜夏) 두 아들을 두었다. 하계파의 종계는 이귀범 - 이양순(李養淳) - 이휘근(李彙謹)으로 이어진다. 휘근은 양자인데 이귀하의 장자인 이경순(李景淳)의 큰 아들로 종계로 들어가 이양순의 후사를 이었다. 이휘근의 후사는 이만우(李晩遇) - 이중성(李中誠) - 이종호(李宗鎬) - 이언구(李彦求) - 이동욱 - 이필화(李必華) - 이재녕(李載寧) - 이상원(李商源) 등으로 이어진다.

“선인은 내 나이 16세에 돌아가셨고, 조부는 14세에 돌아가셨어요. 밖으로 나돌다가 내 나이 62세가 돼서야 돌아왔지요.”

지금 수졸당종택의 주인인 진성이씨 24세 이재녕(李載寧)은 회한이 많다. 젊은 날을 낭비하고 이제 돌아와 혼자 종택을 지키고 앉아 있으니 조상님께 면목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이재녕의 자는 목여(睦汝)이고, 1935년 생이며, 배위는 의성김씨이다.

5 토계마을 이야기

안동 > 도산권 > 토계마을

- 냇물 이름을 마을 이름으로 삼은 지역

토계리는 구한말에 예안군 의동면의 지역으로, 1914년 양평(良坪·陽坪), 상계(上溪), 하계(下溪), 계남(溪南), 원촌(遠村) 일부와 의서면의 온혜동 일부를 병합하고, 토계동·토계리로 하여 도산면에 편입되었다. 1976년 안동댐으로 수몰지구가 되었으며 1995년 안동시에 속하게 되었다.

태백산(太白山)의 지맥인 용두산(龍頭山)과 도산면 태자리에서 근원하여 온혜(溫惠)를 거쳐 흐르는 냇물이 상계마을의 퇴계종택 앞을 지나 낙동강(洛東江)에 흘러드는데, 종택 앞으로 흘러가는 냇물을 퇴계(退溪)라 한다.

원래 냇물의 이름은 토계(兎溪)였으나 퇴계(退溪) 이황(李滉, 1501~1570)이 냇가 동암(東巖)에 양진암(養眞菴)을 짓고, 냇물의 이름을 퇴계로 고친 후 아호(雅號)로 삼았다. 후에 마을 이름을 ‘토(兎)’ 자와 소리가 같은 ‘토(土)’ 자로 고쳐 토계(土溪)로 불렀다고 한다.

토계마을은 원래 퇴계천의 상류에 위치한 상계와 그 하류인 하계, 퇴계천 건너 남쪽에 자리 잡은 계남, 하계를 지나 고개 너머에 있는 원촌 등 4개의 자연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안동댐 수몰로 마을이 재편되어 지금은 양평, 상계, 하계가 토계리에 속해 있으며, 계남마을은 완전히 수몰되었으며, 원촌마을은 도산면 원천리(遠川里)에 편입되었다.

양평·양이두들은 상계 북서쪽에 있는 마을로 항상 양지바른 언덕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지형이 ‘산양출망형(山羊出網形)’ 곧, 산양이 그물을 나온 들이라고 하여 양평(羊坪)이라고도 하였다 한다.

상계는 양평에서 퇴계천을 따라 들어가 퇴계종택이 있는 마을이다. 상계마을은 퇴계천(退溪川)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여 상계, 혹은 웃토계라 한다.

퇴계종택은 1907년(순조 1) 일본군의 방화로 전소(全燒)되었는데, 사림(士林)의 지원으로 1929년 퇴계 선생의 13대손인 하정공(霞汀公)이 같은 규모로 지금의 자리에 새로 지었다.

하계·아랫토계는 건지산(蹇芝山)이 좌선하여 자락을 내어 자하봉(紫霞峰)으로 낙동강에 닿는 우측 계곡, 즉 용두산의 계곡인 퇴계천이 낙동강에 합수되는 마을이다.

이 마을의 한가운데 산기슭에 퇴계 묘소가 있는데, 하계는 퇴계 선생의 손(孫) 이영도(李詠道)의 후손들이 사는 집성촌이다. 퇴계 선생 후손으로서의 자부심과 퇴계학을 궁행실천한 수많은 선비들과 현달한 학자들이 배출된 마을이었으나 수몰지역이 되어 지금은 하고(霞皐)쪽을 중심으로 몇 집만 살고 있다.

출처: 한국국학진흥원 <안동의 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