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헌翠微軒 

1. 位置：安東市 陶山面 溫惠里 1022(溫溪)

온혜리의 청계시장터에서 청계교(淸溪橋)를 건너 온혜온천(溫惠溫泉) 가는 길로 1㎞쯤 들어가면 두 갈래길이 나오는데, 계속 직진하면 용수사(龍首寺)가 나오고, 좌측의 온천교(溫泉橋)를 건너면 바로 온혜온천이 자리잡고 있다. 온천교를 지나 농로(農路)로 400m쯤 진입하다가 우측으로 눈길을 돌리면 나지막한 산자락을 등지고 남향해 있는 취미헌(翠微軒)이 보인다.

이곳 온계리(溫溪里)는 마을 서쪽에 있는 작은 냇가에 항상 맑은 물이 흐르고 있고, 이 물이 겨울에도 얼지 않기 때문에 ‘온계(溫溪)’라고 불렀는데 마을이름과 이해(李瀣) 선생의 아호인 온계(溫溪)도 여기서 연유되었다.

2. 堂號의 由來

온계 선생의 종택은 원래 노송정(老松亭) 옆에 있었으나 선생의 13대손인 병칠(炳七)공의 숙부(叔父)가 의병대장으로 활약한 혐의(嫌疑)를 받아 1920년 왜병이 방화하였다.

그 후 후손들은 계속되는 탄압을 피해 청송(靑松), 예천(醴泉), 문경(聞慶) 등지로 전전(轉轉)하다가 14대손 동기(東基)공이 환고(還故)하여 이 정자를 지었다.

현재 이 정자의 퇴간 위에는 ‘취미헌(翠微軒)’이란 편액이 게판되어 있는데, 이 글씨는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이하응(李昰應)의 작품이라고 한다. ‘취미(翠微)’란 사전적인 의미로 ‘저녁 때 산에 어렴풋이 끼어 보이는 푸르스름하고 흐릿한 기운’을 말하는데 즉, ‘솔(松)의 푸름’을 나타내는 의미로 쓰인 듯 하다.

선생이 벼슬살이 할 때 살았던 한양의 목멱산(木覓山)은 지금의 남산으로 예전에는 소나무들이 울창하였다. 선생은 목멱산 아래 명례방(明禮坊) 변두리에 집 한 채를 지어서 ‘취미(翠微)’라 편액하고 자호(自號)하였으며, 작은 서재(書齋)는 ‘운암석실(雲巖石室)’이라 이름하였다. 그곳은 솔(松) 푸름이 뜰에 가득 하였는데 선생은 시간이 날 적마다 항상 이곳에서 고요히 있으면서 독서와 사색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3. 建物의 構造와 配置

이 정자는 정면 5칸, 측면 1칸 반의 크기로 1m높이의 막돌쌓기 기단 위에 각주를 세워 조성한 홑처마 팔작지붕집이다. 공간구성은 전면에 반 칸의 퇴칸을 설치한 후 대청을 사이에 두고 좌우에 방을 꾸민 간결한 배치이다.

대청은 2칸통으로 대청 전면과 방과 만나는 측면의 주간(柱間) 전체에 사분합문을 달아 필요시 들어올려 걸쇠에 걸도록 하여 대청과 좌우의 방을 통칸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대청 바닥에는 우물마룰 깔고 천장은 연등천장으로 구성하였으며, 배면의 벽에 감실을 설치하여 불천위(不遷位) 온계선생의 위패를 봉안하였다. 좌측의 온돌방은 2칸통으로 배면에는 문을 내지 않고 전면과 측면에만 띠살쌍여닫이문을 단 후 속에 안에 미세기를 덧달았다. 대청 우측의 1칸방도 배면에는 문을 내지 않고 전면과 측면에만 문을 내었다. 건물의 좌우측면에는 쪽마루를 달아 이동의 편리함을 꾀하였다.

4. 關聯人物

이해(李瀣, 1496～1550)

선생은 조선 중기의 명신(名臣)으로 본관은 진성(眞城)이며, 자는 경명(景明), 호는 온계(溫溪)이다. 진사(進士) 식(埴)의 넷째 아들로 예안현(지금의 陶山面) 온혜의 노송정(老松亭)에서 태어났다.

선생은 개결(介潔)한 인품, 높은 절조(節操)에 문장과 글씨에 뛰어나, 세상에서 그 아우인 퇴계(退溪)와 함께 일컬어, 금곤옥계(金昆玉季)라 하였다. 선생은 7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으며, 8세 때는 숙부인 관찰사(觀察使) 송재(松齋) 우(?)에게 취학하였다. 12세에는 송재를 따라, 진주 월아산(月牙山) 청곡사(靑谷寺)에서 중형 하(河)와 함께 글을 읽었고, 17세 때는 퇴계와 함께 송재 앞에서 배웠다. 그후 용수사(龍首寺)와 청량산에 들어가 학문을 닦았다.

약관의 나이에 이미 명성을 드날린 선생은 본래 영달에는 뜻을 두지 않았으나, 가난한 살림에 늙은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하여 늦은 나이로 과거에 응시하여 1525년(중종 20)에 진사(進士)에 합격되었다. 이듬해에는 성균관(成均館)에 유학하여, 2년 후인 1528년에 문과(文科)에 급제하였다.

1533년 사간원사간(司諫院司諫), 정언(正言)을 거쳐 1541년 직제학(直提學)이 되었다. 이 해 하삼도(下三道)에 큰 흉년이 들어 진휼사(賑恤使)로 경상도에 파견되어 기근(饑饉) 해결에 큰 공을 세웠다. 이어 동부승지(同副承旨)를 거쳐 1543년에는 도승지(都承旨)가 되었다가 이듬해 대사헌(大司憲), 대사간(大司諫), 예조참판(禮曹參判) 등을 지냈다. 1545년(인종 1)에는 성절사(聖節使)로 명(明)에 다녀왔고, 1546년(명종 1) 이후에는 황해도, 충청도의 관찰사를 지냈으며, 1550년에 한성부우윤(漢城府右尹)이 되었다.

인종이 처음 즉위하였을 때, 선생은 대사헌에 있으면서 이기(李?)를 우의정에 임명하는 문제를 놓고 이를 반대하여 이기의 원한을 사게 되었다. 명종 즉위로 소윤(小尹)이 득세할 때 이기의 심복 이무강(李無疆)의 탄핵을 받아 갑산(甲山)으로 귀양가는 도중에 양주(楊州)에서 타계하였다.

선생은 관직에 있을 때 권세 있는 자에게 아부하지 않았으며, 예서(隸書)에 뛰어났다. 선조가 즉위하자, 관작(官爵)이 회복되었으며, 영주의 삼봉서원(三峰書院)과 예안의 청계서원(淸溪書院)에 제향되었다. 1691년(숙종 17)에 이조판서 겸 지경연 의금부사 홍문관 예문관 대제학 지춘추관 성균관사 세자좌빈객 오위도총부도총관(吏曹判書 兼 知經筵 義禁府事 弘文館 藝文館 大提學 知春秋館 成均館事 世子左賓客 五衛都摠府都摠管)에 증직(贈職)되었으며, 1784년(정조 8)에는 정민(貞愍:守節淸白曰貞 使民悲傷曰愍)이란 시호가 내렸다.

저서로는 『온계일고(溫溪逸稿』3책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