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鵲山精舍 작산정사

이 건물은 송안군(松安君) 이자수(李子脩)의 유덕을 추모하기 위하여 퇴계의 조부 3형제가 창건한 정사이다. 이 정사는 영주 방면으로 저전을 지나 물한리가 나오는데 이 마을에 있다.

1480년에 창건되어 1715년에 현 위치로 이건한 작산정사는 강당과 묘우로 구성되어 있다. 배치는 급한 경사에 주축선을 설정하고 앞에서부터 대문, 정사, 삼문, 묘우가 차례로 자리 잡고 있다. 정사에는 앞면에 강당을 두고, 그 뒷면에 송안군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을 세웠는데 내부에는 6대손 기암(企庵) 완(完), 7대손 송계(松溪) 형남(亨男), 8대손 송간(松澗) 정회(庭檜) 등 세 사람이 배향되어 있다. 정사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으로 평범한 구조이다. 사묘는 정면 3칸, 측면 1 칸 반의 맞배지붕의 겹처마인데 전퇴가 개방되어 있는 평면형이다.

이자수의 본관은 진성(眞城)으로 안동입향(安東入鄕) 시조(始祖)인 석(碩)의 아들이다. 충목왕(忠穆王)때 문과에 급제하고 1361년(공민왕 10) 홍건적의 난에 총병관 정세운(鄭世雲)의 부장으로 나가 난을 평정하였으며 개경(開京)을 회복하는데 공(功)을 세워 안사공신에 책록(冊錄)되고 송안군에 봉해졌다. 작산사(鵲山祠)에 제향 되었다.

작산정사 142.0×43.5

힘도 좋고 필력도 좋고 구성 또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혼신을 다한 정성이 돋보이는 행서체로 기미(己未) 계추(季秋)년에 걸었다는 연호가 있다. 

2. 可倉齋舍 가창재사

이 건물은 송안군(松安君) 이자수(李子脩)의 손자인 이정(李禎)의 묘제를 위하여 건립한 재사이다. 서후면 저전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우측에 북후면 물한리가 있으며 여기에 작산정사가 있고 그 뒷 편에 재사가 있다.

작산정사의 뒷 편에 별도로 세워진 재사는 제수준비를 위하여 마련한 건물로 1480년에 건립된 것이다. 산록의 경사진 언덕의 암반에 축담을 쌓고 지반을 고르고 口자형 건물을 세웠다. 전면에 6칸 누마루인 화수루를 두고 그 뒤에 재실을 마련한 전형적인 재사건물이다. 출입은 화수루 하부로 하도록 하였으며 측면에도 협문을 내었다. 재사는 口자형에서 정침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화수루는 이 집의 바깥쪽 다락집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바깥은 사찰의 요사나 강당과 같은 9칸 규모의 큰방을 가진 점이 특징이다. 화수루는 3량가이며 루의 외벽은 판벽에 문얼굴을 내었으나 내벽은 개방한 형태이다.

이정은 운후(云侯)의 아들로 세종 때 여진(女眞)의 침입으로 변경이 불안하여 약산성(藥山城)을 쌓을 때 영변판관으로 부임하여 역사(役事)를 맡아 완성시킨 인물이다. 최윤덕(崔潤德)의 북벌(北伐)을 도와 여진족을 정벌하는데 공을 세워 원종훈(原從勳) 2등에 책록 되었으며 한산군수, 선산부사를 역임하였다.

가창재사 142.0 × 32.0

뚜렷한 개성으로 굳건하고 적당한 힘의 안배로 넉넉하고 탄탄하게 자리한 해서체이다.

자료출처: 한국국학진흥원<안동의 문화유산>

3. 작산정사鵲山精舍의 유래由來

                                                  23世 熙大

수년전부터 안동화수회가 해마다 정기총회를 작산정사에서 개최해 온 바 있으며 금년도 대종회 총회를 본향인 안동에서 열 계획인 터이고 보면 금년도에는 전국 각지의 많은 족친들이 작산정사를 찾아 선조의 유적을 추모할 것 같다.

 모처럼의 이런 기회에 우리 조상의 영靈이 잠들고 계시는 작산정사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도 뜻있는 일일 것 같아 필을 들어 보았다.

 행정구역상으로 안동군 북후면 물한동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송안군 선조의 신위가 봉안되어 봄 가을철마다 향사가 치루어지고 있고 선산도호부사를 역임하신 참판선조(휘 정)의 묘소가 바로 옆 산 언덕에 모셔져 있으며 이 묘소에 제례를 올리는 모든 준비를 전담하는 웅장한 가창재사可倉齋舍가 자리잡고 있어서 우리 진성이씨 후손들에게는 성지聖地와 다름없는 유적지인 것이다.

                             <작산구강당 및 주사>

고색이 창연한 크고 작은 건물들로 한 골짝을 이루고 있는 작산정사는 송안군 선조의 신위가 모셔지고 그 아래 기암企庵, 송계松溪, 송간松澗 등 세 자손의 신위가 배향되어있는 송안군 묘우廟宇와 재사齋舍, 강당講堂이 입구에 자리 잡고 있고 그 뒤켠에 사가의 재사로서는 전국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웅장한 가창재사가 위치한 물한동 일대의 유적지를 지칭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국의 후손 모두가 한두 번쯤은 참배해야 할 성지요, 정성껏 받들어야할 유적지인 것이다.

 이처럼 소중하고 조상의 영靈이 어려 있는 작산이 우리 문중의 유적지로 다듬어지기 시작한 것은 시조 밀직사공의 증손이자 송안군의 손자로 선산도호부사를 역임하시고 호조참판의 증직을 받으신 참판 선조의 묘소를 작산고을 산언덕에 모신 후인 조선 성종 11년(1480년 경자) 봄, 장자 현감공(휘 우양) 차자 참군공(휘 흥양) 삼자 판서공(휘 계양) 등 삼형제분이 지금의 가창재사 자리에 재사를 신축하여 참판선조의 제례를 받들면서 비롯되었던 것이니 지금부터 오백 사년 전의 일이다.

 그 후 40여년이 지난 후 안동부사로 부임하였던 송재공(휘 우)이 이르기를 『송안군 신주는 이미 조매를 했으니 다시 조주造主하기가 어려우나 가창 조부(참판 선조를 지칭 함)께서는 본조의 원종공신이시고 자손에게 음덕을 기리셨으니 족회를 열어 불천위로 모시자』고 제안하여 문중의 공론으로 결정한바 있으며 이후 40여년 뒤인 1565년(명종 을축)에 퇴계선생께서 옛 가례문을 상고하시고 송간공(주촌종손, 휘 정회)을 불러서 가창에 사당을 짓도록 분부하심으로써 가창묘우 축성이 성취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송간공에 의하여 가창재사 옆에 사당이 신축되었으며 1565년 가을 제례부터 시작된 당초에는 부정공(휘 운후)과 참판공 부자분의 위판을 가창루상可倉樓上에 모시고 합제合祭한 후 위판은 사당에 봉안했던 것이다.

 이러한 양대 선조 합제 행사는 한때 실권되었던 부정선조의 묘소를 찾은 후까지 오랫동안 계속되었으나 자손들의 정성에 의하여 부정 선조의 묘소를 다시 찾아 매년 가을 묘제를 올리게 된 데다가 참판 선조의 묘우가 주촌종택 내에 축성되어 해마다 불천위 제례가 치루어짐에 따라 가창에서 계속 합제하는 것은 예에 합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게 되었다.

 
                        <작산정사 및 가창재사 >

이런 연유도 있고 해서 1764년(영조 갑신) 4월부터 종래의 가창묘우를 작산별묘鵲山別廟라 개칭하고 1522년(가정 원년)이후 봄 가을로 향사를 드렸던 송안군 선조의 신위를 이곳에 봉안하고 전국의 자손들이 모여 향사를 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11년 후인 1775년 봄 가창 동대東臺에 강당(상량문은 대산 이상정 선생이 찬함)과 주사 12칸을 신축하고 1776년 (병신)에 입구에 송림을 심은 다음 1780년(경자) 강당 뒤에 새로 지은 새 묘우에 송안군 신위를 옮겨 제례를 올리게 되었으며 이해부터 이 유적지를 작산정사라 정호定號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5백 여년 전 가창재사 신축으로 우리 진성이씨 후손들의 유적지로 가꾸어지기 시작한 이곳은 204년 전부터 작산정사라 불려지면서 전체 자손들의 성지로 추앙을 받게 된 것이다.

 당초에는 작산에 강당과 신묘 및 그 부속건물을 세우기에 앞서 송안군 선조께서 안동에서 이거하신 후 오랫동안 기거하셨던 망천(풍산읍 마애동)에 사당과 강당을 지어 유적지로 삼으려 했으나 건축용으로 마련해 주었던 목재가 신묘년 대홍수로 유실됨에 따라 작산으로 옮겨짓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작산정사로 불리어지게 된 후 정사 내 작산별묘는 1791년(신해)10월 문중의 중의에 따라 송안군묘松安君廟라 정호하게 되고 묘액廟額은 당시 지평이던 구와공(의성인 김굉)이 집필하게 되었으며 향사에 관한 의식 절차는 후산공(휘 종수)에 의하여 정돈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이보다 1년 전에는 마곡사에 제향 중이던 6세손 기암공(휘 완)의 신위가 옮겨져 부향되고 3년 뒤인 1794년에는 7세손 송계공(휘 형남)과 8세손 송간공(휘 정회)의 신위를 유암사에서 옮겨다 부향하게 되니 이때부터 세 자손이 송안군 선조의 신위 곁에 배향되어 춘추향사를 받게 된 것이다.

 그 후 1890년(고종 경인) 구주사舊廚舍 12칸을 16칸으로 보수 증축하고 1893년에는 옛날터전으로 묘우를 이전하여 6가로 확장했으며 1919년(기미)에는 8가당실架堂實을 신축준공하고 구강당에 달았던 작산정사 편액과 돈의당 편액을 신축한 건물에 옮겨 다는 등 여러 차례의 증축과 보수가 계속되었다.

 한편 작산정사 창건의 토대가 된 가창재사 역시 설립한지 80여년 후인 1561년(명종 16년 신유) 퇴계 경류정 이옹 등 여러 자손들에 의하여 1차 중수가 있었으며 그 뒤를 이어 9차에 걸친 증축과 중수가 있어 어느 해에는 7량의 루가 새로 지어지고 또 4, 5칸의 부속사가 증축되기도 하여 지금과 같은 웅장한 규모를 과시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5백 여년 동안 선조들의 유적지로 가꾸어 오는 동안 숱한 유래 여운을 간직하고 있는 이 지역 일대의 유적지가 1980년 12월 30일자로 정부당국에 의하여 경북도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정부의 보호를 받게 된 것은 만시지탄은 없지 않지만 자손들로서는 자랑스럽고 보람찬 장거라고 할 수 있겠다.

 위에서와 같이 송안군 선조와 참판선조의 유적지인 작산정사 창건의 유래를 간략히 살펴보면서 많은 족친들이 이 성지를 찾아 참배할 것을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대구한의과대학 교수>

자료출처: 열화 제5호(1984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