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에 세거하였던 이씨 중에서 이석 계열의 사람들이 향촌의 이족으로부터 몸을 일으켜 사족으로

등장함으로써 진성이씨라는 가문의 역사는 시작된다. 이석은 ‘송생김씨’와의 사이에 ‘자수’와 ‘자방’을

낳는다.

이석의 장자 이자수는 진성이씨 가문의 세거지를 옮겨 두루마을에 자리잡는 사람으로, 진성이씨가

안동과 연관된 삶을 살아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충숙왕 시절(1330년) ‘판통사랑

도염령 동정’이라는 벼슬에 재직하고 있을 때 ‘향공명서업’에 급제하여 본격적인 벼슬살이에 진입한다. 그의 벼슬은 우왕 때에는 ‘통헌대부 판전의시사’에 까지 이르고, 공민왕 때에는 ‘송안군’으로 봉군된다.

이자수가 공민왕 때 군호를 받는 것은 홍건적을 토벌하는데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홍건적이 4만 병력으로 압록강을 넘은 것은 공민왕 8년, 1359년의 일이다. 이것이 홍건적의 1차 침입인데, 이 때 서경이 함락되기까지 한다. 홍건적은 ‘이방실’ 등에 의하여 격파되지만, 1361년에 2차 침입을 하고, 이 때에는 개경이 함락된다. 공민왕이 안동(복주)으로 피난오는 것도 이 때의 일이다. 이 일로 ‘복주’는 ‘안동대도호부’로 되는데, 홍건적의 2차 침입은 정세운 등에 의하여 격파되고, 개경은 수복된다.

“공민왕 임인년 1362년에 ‘침원서령’으로 홍건적의 난을 평정한 공훈을 세웠으므로 그 두해 뒤 갑진년(1364년)에 ‘안사공신’의 칭호와 함께 봉군의 광영을 얻게 된 것이다.”

<송안군유적비명>의 기록이다.

“정세운이 홍건적을 토벌하고 경성을 수복할 때, 비장으로서 공을 세워 송안군에 봉군 …”

<송안군 행장>의 기록이다.

홍건적의 2차 침입은 안동과 무관할 수 없는 일이지만, 진성이씨 가문과도 끊을 수 없는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자수는 나중에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와 세거지를 안동으로 옮긴다.

“공은 당초 왜란을 피하여 진보 이씨촌으로부터 안동으로 옮겨 ‘마애’에 자리를 잡았다가, 다시금 ‘두루’에 옮기셨으며, 묘소는 ‘두솔원 마명동’(지금의 서후면 명동)에 있으며 …”

<송안군 유적비명>에 있는 글이다.

송안군 이자수가 두루마을에 입향하였을 때는 아마도 그의 인생의 만년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의 아들 ‘운구’, ‘운후’ 등과 같이 입향하였을 것임을 우리는 추정하여 볼 수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