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정식 

< 두루파 > 

안동시에서 북으로 약30리, 중앙선 철도로 이하(伊下)를 지나 마사역(麻仕驛)을 약 1㎞ 못미처 철교가 있는데 
거기서 보면 동편으로 좁다란 들판 변두리 나지막한 야산 기슭을 지대어 띠엄띠엄 인가가 둘러 있는 작은 마을이 
바로 안동의 진성이씨 종파가 6백년을 세거해 오는 "두루"다 

臥龍面의 鎭山인 琴鶴山에서 서남으로 갈린 자잘한 산발들이 벋고 얽힌 잔산단록(殘山短麓)의 갈피에 깃들인 
"두루"마을은 나지막한 산 억덕을 배경으로 동에는 망지산 석계봉(望芝山石溪峰)에서 내린 예쁜 산록이 앞을 
감싸고 서편에는 멀찍이 마애산(麻厓山) 줄기를 백호(白虎)로 하여 아늑히 자리한 남향 마을이다. 永嘉誌 부북
(府北) 주촌(周村)조에 의하면 "令改二老村 軍器寺 副正李云 侯始卜居 其後孫縣監 李庭檜繼居之"(요사이는 二老촌으로 고첬으니 군거시부정(벼슬이름) 이운후가 처음 자리잡아 살았고 그 후손 이정회가 이어 살다)라고 했다.
지금 행정구역으로는 臥龍面 周下里이다. 

眞城李氏가 안동에 살기는 고려말 공민왕때 홍건적 난리를 평정하는데 공을 세워 안사공신(安社功臣)에 책록되고 송안군(松安君)에 봉해진 이자수(李子脩)에서 비롯된다. 본래 진보(眞寶)의 현리(縣吏)를 지내다가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한 시조 이석(李碩)이 진보를 떠나 청기현(靑杞縣) 지금의 영양군 청기면에 옮겨 살았으며 그 아들 자수
(子脩)가 왜구(倭寇)의 등쌀에 안동 부서(府西) 마라촌(磨羅村)에 옮겼다. 

영가지에는 군기시부정(軍器寺副正)을 지낸 李云侯(松安君의아들)가 "두루"에 처음 자리잡았다고 했으나 
그 후손들이 이르기는 松安君이 만년 마래(磨羅)로부터 두루로 옮겼다고 하며 진성이씨의 선조를 제사하는 
작산사(鵲山祠) 상량문(上樑文)에서도 始居輞川勝地 晩開周 村奧區(처음에는 輞川에 살았고 늦게 두루(周村)
깊숙한 구역에 터전을 열다) 라고 했으니 역시 두루에 터전을 열어 정착한 이는 松安君으로 봄이 옳을 듯 여겨진다. 

松安君의 맏아들 운구(云具)는 조선 초에 공조참의(工曹參議)를 지냈으며 그 자손은 예천은풍(醴泉殷豊)에 옮겨 
살고 둘째 아들 운후(云侯)의 자손이 크게 번성하여 안동의 巨族을 이루고 있다. 

운후의 아들 정(禎)이 世宗때 최윤덕(崔潤德)을 도와 여진(女眞)을 토벌한 공으로 원종훈(原從勳)에 책록. 한산군수(漢山郡守) 선산부사(善山府使)를 지냈으며 그 맏아들 우양(遇陽)이 武科에 급제, 인동연감(仁同縣監)을 지냈고 
역시 무과에 급제, 훈련참군 (訓練參軍)을 지낸 둘째 아들 흥양(興陽)이 그 조부 松安君이 처음 터잡았던 마라촌
으로 분가, 그 자손이 취락을 이루어 거기에 世居해 온다. 셋째 계양(繼陽)은 端宗임금 즉위년에 進士, 단종이 
왕위를 빼았기자 세념(世念)을 끊고 초연히 物外에 자적(自適), 禮安 溫惠 에 터전을 열어 그 후손이 크게 
번창하여 많은 인물을 냈다. 



< 豊山 磨崖派 > 

송안군이 안동땅에 입향하면서 처음 정착한 곳이 이곳 마래(마애)이다. 고려 공민왕때 정세운의 부장으로 
홍건적을 평정하는데 공을 세워 안사공신(安社功臣)에 책록되고 송안군(松安君)에 봉해진 이자수(李子脩)가
청기현으로부터 여기에 전거하기는 왜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전학지만 혹 산수의 아름다움이 아니었을까하고 
여길만큼 마래는 너무나 아름답고 수려한 풍광이다. 

낙동강의 내림에 펼쳐진 경치로는 여기가 최고라는 마을사람들의 자랑이 과장이 아닐성 싶은 이곳에 오백년 
고려왕조가 사양(斜陽)기에 접어든 무렵에 송안군은 어지러운 세상을 피하여 살찐 땅, 아름다운 산수에 
세상풍진을 잊을 만큼 아름다운 이곳에 이거하여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지내다가 만년에 '두루'로 옮겼다. 
그 증손 흥양(興陽)이 다시 이곳에 옮겨와 정착한 이래 그 후손이 500여 년을 세거해 오고 있는데 그 6대손 
돈(燉)이 문과에 급제하고 지평(持平), 부사(府使)를 지내고 그 아들 회보(回寶)가 또한 문과에 급제하고 
좌랑(佐郞)으로 남한산성에서 호종(扈從), 항복의 치욕에 통분하여 사직, 낙향하였다가 효종때 정평부사
(定平府使)로 북벌계획을 도왔다. 진성이씨로는 마래파만이 노론(老論)을 고수해 왔으며 지금도 순수한 
동족마을이다. 진사 14장에 문과2장을 내었으며 문한(文翰)이 이어졌다. 

< 禮安 老松亭派 > 

안동의 진성이씨는 입향조인 송안군 이래 그 아들 운구(云具)가 공조참의, 운후(云侯)가 군기시부정(軍器寺副正)
을 지냈고 그 손자 정(禎)이 부사를 지냈으며 증손 우양(遇陽)이 현감, 흥양(興陽)이 훈련참군을 지내는 등 대를 
이어 인물이 있어오긴 했지만 한층 빛나는 명문으로서의 기틀을 이루게 되기는 송안군의 손자 정의 셋째아들 
진사 계양(繼陽)이 예안현 온혜에 새로 터전을 잡아 정착하면서 그의 손자가 학문, 행덕(行德)에 지위를 겸해 
갖춘 빼어난 인물들이 배출되면서 부터였다. 

퇴계가 역은 온계전거사적(溫溪奠居事蹟)에 의하면 "공이 처음 예안현 동쪽 부라촌(浮羅村)에 살았는데 봉화현
교도(敎導)가 되어 봉화로 가는 길에 온계를 지나면서 거기 산수(山水)가 하도 좋아 이리저리 거닐다가 신라현
(新羅峴) 고개에 이르러 잠시 쉬고 있노라니 한 스님이 역시 온계쪽에서 오다가 함께 쉬면서 온계의 산수를 
이야기하는데 서로 의견이 같아 공이 스님을 데리고 다시 온계로 내려왔다.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부근을 두루 
살피고 난 후 스님은 어느 나지막한 구릉 기슭 양명(陽明)한 곳을 가리키며 '여기에 집을 짓고 살면 반드시 귀한 
아들을 얻으리라' 하매 공이 곧 그 말을 좇기로 뜻을 세웠다.' 그때 온계 시냇가에는 다만 한 집만이 살고 있었는데 둘레에 묵은 땅이 많아 농사를 지을 전토(田土)가 넉넉했고 물을 끌어 들여 논을 만들수도 있으며 나무 숲이 
울창하고 시냇물에는 고기도 많았다. 

성품이 온아하고 담박(淡泊)한 공은 여기에 숨어 영달(榮達)에 초연하며 밭 갈고 글을 읽으며 임천(林泉)에
자적(自適)하였다. 

과연 산천의 영기인지 새 터전으로 옮기자 공의 아들로 독실한 지행(志行)에 한 생애를 학문에 침잠(沈潛)한 
진사 식(埴), 참판에 관찰사를 지냈으며 시문에 뛰어나고 청렴하기로 이름난 우( )형제가 있고, 청직한 인품으로 
대사간, 대사헌에 충청,황해 관찰사를 지냈으며 시문,글씨에 뛰어났던 해(瀣), 동방유학의 대표적인 거성 퇴계 
형제를 냄으로 하여 일약 영남의 명문으로 지체를 굳히게 되었다. 

그로부터 노송정파에서는 문운(門運)이 한결같이 융성하여 상하 오백년에 걸쳐 글과 행실로 일컫는 자가 대를 
이어 숲을 이루었으며 많은 문과급제와 진사를 배출하였으며 경술국치(庚戌國恥)를 전후하여 구국광복의 
제단에 신명을 바친 이만도(李晩燾), 만규(晩 ) 형제와 이중언(李中彦), 시인 육사 이활(陸史 李活) 등이 있다. 



< 土溪派 > 

入鄕 六百年을 헤아리는 안동의 진성 李氏는 四, 五百年을 世居해오는 터전만도 여러군데다. 입향조(入鄕祖) 
松安君 李子脩가 처음 짐을 부렸던 풍산마애동(豊山磨厓洞)엔 송안군의 손자 정(禎)의 둘째 아들 흥양(興陽)으로
부터 그 후손이 동족부락을 이루어 五百年을 와룡 두루(臥龍面周村)에는 송안군의 둘째 아들 운후(云侯)로부터
 그 후손이 六百年을 府使 禎의 셋째 아들 계양( 陽)이 개척 정착한 도산면 온혜(陶山面溫惠)에는 그 후손이 
五百年을 도산 토계(土溪) 황(滉)으로부터 그 후손이 四百年을 도산 의인(宜仁)에는 퇴계의 중형인 온계(溫溪) 
해(瀣)의 둘째 아들 교(喬)로부터 그 후손이 三白여년을 각각 옛 터전을 지켜 대대로 살아온다. 

안동의 진성 李氏 여러 갈래가 대개 번성한 편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인물이 성하기로는 유학(儒學)의 종장(宗匠) 퇴계가 터전을 열어 그 후손이 세거해 오는 토계(土溪)라 하겠다. 

바로 陶山 뒷옆 퇴계가 생장한 老松亭마을에서 약10리쯤 동남쪽에 자리한 토계는 용두산(龍頭山)과 太子里에서 
근원하여 온혜를 거쳐 흐르는 냇물이 낙동강에 합류되는 지점이다. 

토계마을을 꿰어 흐르는 냇물 이름이 토계(兎溪)여서 퇴계는 "兎" 자를 음이 비슷한 "退"자로 바꾸어 "退溪"로 
아호를 삼았다 하거 니와 뒤에 "兎"자를 음이 같은 "土"자로 바꾸어 마을 이름을 土溪라 했다고 한다. 

퇴계의 후손이 세거하는 土溪는 四개의 부락으로 나누이는데 그 종택(宗宅)을 중심으로 종파가 사는 대가 
상계(上溪), 퇴계의 둘째 손자 영도(詠道)가 정착한 그 아랫 마을이 하계(下溪), 냇물 건너 남쪽마을이 
계남(溪南), 下溪에서 뒷편, 동쪽으로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수려한 구릉(丘陵) 자락에 깃들어 낙동강 굽이가 
그림인양 안아흘러, 도원경(桃園境)을 연상케 하는 마을이 원촌(遠村)이다. 도학과 덕행으로 영원한 사표(師表)로 우러름을 모으는 퇴계는 그 사후의 복이 또한 그지없이 넉넉하고 유장(悠長)하여 그 후손이 크게 번성, 인재가 
무리로 이어 났다. 進士 三十여장에 文科27, 행실로 천거되고 음보(蔭補)로 벼슬에 나간 이는 더 욱 많아 일일이
들 겨를이 없다. 맑고 곧은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절의(節義)를 중히 여겨 온 퇴계의 후손에서 민족 수난(受難)에 
신명을 바친 義士도 여러분 이었으니 乙巳조약에 벼슬을 던지고 은퇴, 五賊臣을 죽이라고 상소 庚戌國辱에 
단식자결한 이만도(李晩燾), 이중언(李中彦), 乙未사변에 벼슬을 던지고 庚戌굴욕에 入山단식, 이른바 은사금을 
거절했으며, 유림단(儒林 ) 대표로 파리 세계평화회의에 독립청원서(獨立請願書)를 보내고 星州감옥에서 옥고를
치룬 이만규(李晩 ), 역시 유림단 대표로 파리장서(巴里長書) 사건에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