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東彦(23世) 
  
十七世. 后山公 諱 宗洙 事錄 


墓碣銘 

위로는 우리 대산 선생이 도산 학통의 제여諸餘를 계적啓迪하여 칠십 제자의 문도가 울연蔚然히 왕성하였으나 그 심학의 적통을 이어 받음은 오직 후산 이선생일 것이다. 선생의 휘는 종수宗洙이고 자는 학보學甫인데 그 선조는 진보인이다. 시조인 석은 현리로부터 일어나서 밀직사에 증직되었고 아들인 자수는 유공하여 송안군에 봉군되었고 두 대에 이르러 휘 석은 선산부사이다. 중세에 휘 봉춘逢春은 호가 학천鶴川 이신 국자학직강國子學直講이시다. 휘 경준敬遵은 호 석남石南인데 진사요 휘 이장爾樟은 호가 단암端庵이요 진사니 선생에게는 오대조가 되신다. 고조 휘는 긍亘이요 호는 나농懶聾이니 생원이요 증조 휘는 태징台徵이요 조 휘는 정영이니 호는 물암이요. 고 휘는 기삼이니 호는 백봉이시다. 비는 전주 유씨이니 성시의 따님이다. 생고 휘는 덕삼이요 비는 의성김씨 이감以鑑의 따님이시다. 경종임인(1722년)에 선생은 일직리제一直里第에서 출생하시었다. 어릴 때부터 명랑하고 착한 도량이 깊어서 스승 앞에 나아가서 강훈講訓을 받을 때는 기억력이 남보다 뛰어나서 14·5세에 이미 사자서와 고문을 편독遍讀하시었다. 일찍이 문산(文山은 옛 중국 송나라 충신이며 대학자이다)의 저구책著龜策을 탐독하니 소산 이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유자의 사업이란 이것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하시어서 선생은 드디어 감오하여 경전을 취하여 날로 그 과정을 마치고 인하여 대산선생에게 가서 배우고 들은 바를 기록하여 날마다 관성 하였으니 이를 평생 사업으로 삼았다. 본디부터 사고력이 과민하여 사문의 긴요한 소훈에 심법을 얻어 빨리 적중되었고 일찍부터「口絶과辭脚踏實地구절과사각답실지」(과분 된 말을 삼가고 실지를 밟아야 한다는 뜻)의 八字를 써서 벽에 붙여놓고 서숙을 마련하여 일방의 유교를 진작 시켰다. 신미년에 생가 부형상父兄喪을 당하였고 갑술년에 본가 선비상先妣喪을 당하고 병자년에는 선고상先考喪을 당하여서 전후 상례에 조금도 소흘함이 없었다. 계유년에 또한 생가선비상生家先妣喪을 당하였는데 자신이 거처하는 집에 빈소를 뫼시니 혹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므로 선생은 공자께서 나의 집에 빈소를 차리라는 말씀을 인용하여 증거 하시었다. 신축년에 대산선생이 서거逝去하시니 선생은 상복을 갖추어 입고 심상제를 행하시었다. 그 뒤로는 소산선생에게 종유함을 요청하여 유업을 마쳤다. 또는 천사선생 김공과 동암선생 유공과 서로 유학의 지결旨訣을 밝히어서 후학을 흥기시킴을 기임己任으로 하니 당세에서 호문삼로湖門三老 라고 칭하였다. 영조기사(영조13년이며 1737년)년 11월 13일에 산천제에서 서거하시니 향년이 76세 이시다. 무오년 정월에 정수동의 부신의 원에 장사지냈다가 뒤에 의성 병방동 부간 원에 개장하였다. 배는 의성 김씨니 명탁命鐸의 따님인데 현부인이었고 3자를 두었으니 우강宇綱은 생원이요 이강彛綱과 도강이요 일녀는 김낙진에게 출가하였다. 우강의 아들은 장곤과 득곤이요 이강의 아들은 협곤과 진곤이요 형상은 출후出后하였고 도강의 아들은 양곤이다. 김낙진은 5남을 두었으니 양순 양휴 양주 양현 양홍이요 장곤의 아들은 현이요 득곤의 아들은 준이요 협곤의 아들은 원선이요 진곤은 무후이다. 현의 아들은 기락이요 의락은 출후하였고 준의 아들은 천락이요 원선의 사자는 의락이다. 기락의 아들은 진걸 종걸이요 여하는 다 어리다. 아! 선생은 순후醇厚한 덕과 독실한 행의로서 학문이 심오하고 조예造詣가 고명하므로 훌륭한 분이 아니면 능히 말할 수 없을 것을 道和가 감히 할 수 있겠는가? 선생이 돌아가신 뒤에 면암 李公이 찬한 행장에 말하기를 선생의 지혜는 사물에 응應하는데 넉넉하였고 인仁은 남을 구제하는데 넉넉하였고 문文은 큰 문헌에 넉넉하였고 재才는 세상을 경륜하는데 넉넉하였으니 옛날에 이른바 완성된 인물이라 할 것이다 하였으니 과연 진실한 기록이라 백세의 뒷날에도 어긋남이 없는 말이다. 선생이 돌아가신 뒤 구십 여년에 고을 사림들이 선생의 묘전에 비를 세우려하여 사손嗣孫 기락이 나에게 글을 청하니 나로써 감당할 수 없으나 생각하건대 나도 역시 선생의 학도라 어찌 사양할 수 있으리오 삼가 행장에 의하여 서序를 쓰고 이어서 명왈銘曰 도산의 세기世紀는 멀어졌어도 가정柯亭(대산大山 선생의 정호亭號를 말함)이 이를 이어받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으니 인재와 도덕이 달성되었다. 일찍이 관각시절부터 선생의 문하에 돌아왔으니 걸음마다 달리고 달려서 오도吾道의 적的을 맞추시었다. 경敬으로써 본원에 함영涵泳하였고 성誠으로써 구비마다 이루시었다. 칠순 노령에도 긍긍兢兢하여서 만족하지 못한 듯 애써 시었다. 이미 극치極致에 이르셨으니 그 조예造詣는 탁월하였다. 사문의 의발衣鉢을 전해 받았고 영남의 망중望重이 높고도 컸다. 이 빛나는 유문遺文은 백세토록 읽음직 하였다. 저기 저 병방고을은 군자의 유택이 우뚝하다. 많은 선비들이 참배하니 영원 무궁히 이어지리라. ------- 後學 通仕郞行義禁府都事 聞韶 金道和 謹撰 







行狀 

선생의 휘는 종수 자는 학보니 진보현인이다. 시조 휘 석은 현리로서 사마시에 합격하고 밀직사에 추증되었으며 아들 휘 자수는 고려 말에 명서업에 급제하였고 공훈으로 송안군에 봉해 졌으며 비로소 안동에 살았다. 몇 대를 지나 휘 정은 선산도호부사로 퇴계 선생에게는 증조가 되시며 선생의 귀로 호조참판에 추증되었으며 또 몇 대 후에 휘 희성이 있어 공조참의에 증직되고 이 어른이 휘 봉춘을 낳으시니 문과에 급제하여 성균관 직강을 지냈고 일찍이 계문에 올라 벼슬을 즐겁게 생각하지 않고 시주詩酒로서 스스로 즐거워하였으니 호는 학천鶴川이시다. 휘 경준을 낳으시니 진사며 호는 석남이다. 정유왜란을 당하여 화왕산성에서 창의하신 기록이 있다. 휘 이장을 낳으시니 생원진사시에 합격하였다. 휘 긍亘을 낳으시니 생원이요 호는 나농懶聾이니 공에게는 고조가 되신다. 증조의 휘는 태징台徵이요 조의 휘는 정영이요 고의 휘는 기삼이니 일부러 벼슬을 안 하시었고 후덕으로 고을에서 존경을 받았다. 비는 전주 유씨이니 성시의 따님이고 목사 정휘의 손녀이시다. 생가집 고의 휘는 덕삼이니 행의行義와 효우孝友로 추앙을 받았다. 비는 의성김씨니 장사랑 이감以鑑의 따님으로 현감 시권의 현손이요 문충공 학봉선생의 6대 손녀이시다. 공은 경종임인 11월 초 사일에 일직리제一直里第에서 출생하시니 백부 처사공이 취하여 아들로 삼았다. 어려서부터 활달하고 깊이 생각하며 어른과 같은 짐작과 도량이 있어서 어른들이 혹 요량이 못 미쳐서 그르친 일이 있으면 곁에 있다가 깨우치고 해결하는데 보통에서 뛰어나는 일이 종종 있었다. 4세 때에 우연히 엎어져서 입술을 다쳤는데 살이 몹시 떨어져 나가니 의원이 약을 붙여주면서 하는 말이 입을 열고 말하고 웃으면 입술이 완전치 못할 것이라 하니 공은 곧 입을 닫고 말도 웃지도 않음이 수십일 이었으니 다른 사람이 비록 말을 시키고 웃기고자해도 끝내 입을 열지 않고 완전히 아문 뒤에야 말했으니 그 입지가 견고함이 어릴 때부터 이미 이와 같았다. 7세에 십구사十九史를 받아 읽게 되니 기억력이 과인해서 학과송독學課誦讀에 훈회訓誨를 번거롭게 하지 않았다. 양친이 병이 났을 때는 간호하며 시탕하는 일이 어른도 미치지 못할 바가 있었다. 14·5세에 통사와 사서를 두루 읽고 이미 그 대의를 이해하였으며 시서와 고문사古文辭를 읽을 때에는 천편을 읽기로 기하고 거의 침식을 잊을 지경이었다. 한번은 산촌에서 독서하는데 모부인母夫人이 겨울옷을 치송하면서 그 속에 먹을 것을 갈무려 두었는데 공이 받아놓고 삼동을 지내고 집에 돌아가려고 비로소 그 봉을 열어보니 음식이 썩어서 옷도 함께 썩고 상하였다. 무오년에 문산책文山策을 읽는데 선군자先君子(小山 李光靖)께서 마침 와서 보고 말씀하시기를 「군君이 이 책을 읽는 것은 장차 과거에서 이득을 볼 결심인가? 선비의 사업이란 바로 이런 책에 있는 것이 아니니 공맹이 일찍이 사람에게 독서를 가르치되 과거를 보라고 하시던가? 모름지기 논어·맹자를 읽고 성현이 사람을 가르치는 본뜻을  구해야 일생을 그르치지 않게 되네」하셨다. 公이 이 말씀을 듣고 감괴感愧해서 집에 돌아가 성현의 책을 갖고 와서 비로소 이른바 「교인의 본의 敎人의 本意」란 것을 구하게 되었다. 기미년 겨울에 봉두산의 옥련사에서 독서하였는데 대산선생이 제자를 데리고 오셔서 일행과 모여  흥취를 부치는 시를 지었는데 공의 화시和詩에 가로되 「準繩需大匠·涓潤習川流」대패와 먹줄은 대장大匠에게 필요하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은 큰 강을 익힌다 하였으니 그의 뜻을 말한 것이다. 경신년에 처사공에게 청을 해서 선생에게 집지執贄하여 문도가 되었으니 이때는 선생이 암하巖下에 소재小齋를 열고 문제자를 모아 교육하시던 때이다. 공이 이십 전의 나이로서 선생을 따라서 공부하러 가면 곧 몇 달씩 머물면서 들은바와 가르치신 말씀, 곧 필요한 것을 기록하여 보고 반성하는데 대비하였다. 신유년에 조비상祖妣喪을 당하였는데 공은 세상의 상례가 거칠고 경솔함을 근심하여 가례에 고거해서 여러 번 사문師門에 물어보고 이에 준해서 상례를 치루었다. 천성이 고항高抗해서 풍속에 따르는 것을 싫어하시니 비록 부형과 문호門戶의 희망으로 젊어서 한번 과거 공부에 종사하였으나 본 뜻은 아니었고 중년 이후는 다시 벼슬길에 응하지 않고 오직 경서의 뜻을 강구함으로서 그 핵심을 터득하고 간혹 침사하여 너무 과로해서 몸이 수척해지고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