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東彦(23世) 
  
九世. 贈嘉善大夫 吏曹參判 東巖 諱 泳道 事錄 


墓碣銘 

 公의 휘는 영도詠道요 字는 성여聖輿이고 별호는 동암東巖이며 성은 이씨인데 본관은 진보이시다. 증조부의 휘는 식인데 성균 진사로서 증 좌찬성이시다. 대부의 휘는 황인데 판중추부사 증 영의정이요 시호는 문순공 이시다. 고의 휘는 준인데 군기시첨정이고 비는 봉화 금씨로 사도시첨정 치담의 손녀이고 훈도 제의 따님이다. 중종 14년 기미 9월 11일에 나셨다. 공은 어릴 때부터 돈후함이 범인과 다름으로 문순공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앞날에 나를 계적할 자는 이 아이가 될 것이리라」고 하시었다. 13세에 모친 금씨 부인이 돌아가시니 그 애통하는 모습과 거상범절이 어른과 같더라. 그 후 13년에 첨정공이 돌아가심에 두 형님마저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돌아감에 공이 홀로 여막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때 송공 언신이 영남 지방에 순무사로 왔다가 이 고을에 와서 공을 조문하고 가서 복명을 하는데 상께서 묻기를 영남지방에 무슨 일이 있더냐고 하문하심에 공이 대답해 가로되 별다른 일은 없고 옛 유신 이황의 아들 준이 죽어 그 아들 둘이 슬픔을 못 이겨 죽고 다만 어린 아들 영도가 홀로 여막을 처량하게 지키고 있으니 차마 볼 수 없다고 주달하니 상이 크게 탄식하고 등용하라고 함에 3년 상을 마치자 군자감 참봉으로 제수되어 여러 번 바꾸어 제용감봉사가 되었다. 임진왜란을 당하여 국왕이 서쪽으로 피난을 가심에 대소백관들이 모두 다르니 상께서 민망히 여기시어 시종관 외에는 다 물러가라고 명하심에 공은 남쪽으로 돌아와 안동서 의병을 모아 적을 토벌케하고 이듬해에 연원도 찰방이 되었다. 이때 충주 목사의 자리가 비어있어 공이 일곱 달을 겸임하니 사람들이 크게 반기면서 글월을 올려 공으로 하여금 목사가 되기를 탄원하기도 하였다. 이때 큰 난리로 고을마다 무인을 뽑아 병사가 되도록 함에 공은 찰방으로서 판관과 목사의 직무를 겸무하니 군사들의 굶주림이 심했고 국고는 이미 바닥이 났는지라 공은 하는 수 없이 굶주리는 백성들을 모아 수천경의 전답을 경작케하니 마침 그해 풍년이 들어 만여 석을 추수하여 비었던 곡간을 채우니  난리 이후 처음 있던 일이더라. 병신년에 체임하고 향리로 돌아오시니 나라에서 누차 벼슬을 제수하였으나 나아가지 아니하였다. 그 이듬해 5월에 일이 많아서 공을 천거하여 좌랑이 되었다. 달포 후에 양경리가 군사를 이끌고 압록강을 건너 용만에 와서 군량 사정을 묻기에 備局(준비를 맡아 보는 기관)에서 공으로 하여금 특별 파견하니 공은 양경리의 질문을 받고 조리 있게 답변하니 양경리가 훌륭한 인재라고 칭찬하였다. 조정에서 이 사실을 듣고 호조정랑으로 특진시킴에 나아가 복명하니 왕께서 칭찬 위로하시고 술을 내리시는 특별한 은총을 받으셨다. 이때 대군이 남하하게 되었다. 조정의 공론이 공이 경리 계획에 밝다고 하여 먼저 내려가서 군량을 준비하도록 함에 공은 먼저 안동지방에 이르러 각 고을에 분산해있는 식량을 거두어 모으고 몸소 대군을 따라 동도(경주)에 이르러 군량을 공급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하였다. 기해년 가을에 판정랑이 되어 경상도 재해 상황을 조사하였으며 경자년에 현풍 현감이 되어 치정 1년 만에 표리를 하사 받았고 도 1년 만에 금제군수로 승진되었고 4년 만에 청송부사로 승진되셨다. 광해 4년에 사복시첨정이 되어 곧 군기시 부정으로 승진되었다가 영천군수로 나가셨다. 을묘년에 영천으로부터 돌아와 보니 세상이 혼란해져서 다시 사환에 뜻이 없었다. 여러 번 불렀으나 나가지 아니하고 십년동안 스스로 문을 닫고 지냈다. 인조반정 하던 해 익산 군수가 되었다가 기사년에 선공감첨정이 되어 사은하고 돌아왔다. 경오년에 내첨사정이 되고 그해 겨울에 원주목사가 되니 그 지방 유력한 사람이 남의 묘터를 빼앗고자하자 공이 크게 분노하여 군졸을 풀어 뺏지 못하도록 하였다. 병자년에 군자감정이 되었으나 연로하여 취임하지 못하고 다음해 2월 26일에 돌아가시니 향년이 79세이더라. 그해 10월에 문순공 묘소 왼편 남향 언덕에 장사하다. 숙부인 권씨는 충정공 발의 손녀로서 2남을 두었으니 장남은 기이고 차남은 억이다. 기는 공릉참봉이고 억은 사직서참봉이다. 또 서자에 자녀 넷이 있으니 남은 계이고 여는 박이환 김종선 이간에게 각각 출가하다. 기는 희철 극철을 낳고 따님 3형제는 참봉 금삼달 금성휘와 임헌에게 출가하다. 억은 명철 성철 신철 윤철을 낳으니 명철은 경기전참봉 이고 성철은 산음현감이며 따님 3형제는 유경지 고미령 황석래에게 각각 출가하였다. 계는 1녀인데 생원 정인환에게 출가하였으나 무자하여 계후 후철로 이었다. 박이환은 형제를 두었는데 환·증이고 김종선은 진사박과 유를 두었고 이간은 삼남을 두니 수 려 후이고 따님은 여섯인데 맏은 정우주 다음은 이여주에게 출가하고 나머지는 어리다. 희철의 아들은 양이고 사위는 고석기이다. 명철은 사위가 둘인데 이필 이돈은 참봉이다. 증·현손이 70여인에 이르더라. 처음에 종가 사손이 없어 여러 제자가 말하기를 백중씨伯仲氏 조세하고 자제 없으니 공이 응당 주손이 되어야 마당하다고 하나 공은 백씨에게 후사 없음을 차마 볼 수 없어서 공이 섭사하다가 억이 장성함을 기다려서 백씨의 뒤를 이었다. 공은 평생 동안 종족에 대한 두터운 관심이 있었고 벗을 사귀는데는 충서로서 하였으며 사람과 더불어 대화하기를 좋아하였다. 관직은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무릇 여섯 고을을 지내는 동안 모든 일을 처리하는데 백성의 편에서 물심양면으로 백성의 이익만 위하시니 떠난 후에도 백성들이 남기신 사랑을 흠모하더라. 공이 돌아간 13년에 선무원종으로서 증정원좌승지로 추증되었다. 명하여 가로되, 일에 임할 때는 확고부동한 계획이 있었고 성품은 돈후하였고 몸가짐은 검소하였도다. 관직에 있을 때나 가정에 있을 때나 도량이 넓으니 군자가 많이 따르더라. -----大匡輔國崇政大夫議政府右議政 兼 領經筵事監 春秋館事 許穆 謹撰 




行狀 

 공의 휘는 영도이고 자는 성여이며 호는 동암인데 문순공 퇴도선생 휘 황의 손자이시다. 그의 계보는 진보이며 고조의 휘는 계양인데 진사로서 천광경天官卿을 증직 받았고 증조이 휘는 식인데 진사로서 좌찬성을 증직 받았고 고의 휘는 준인데 군기시첨정이다. 어머니는 봉화금씨 사도시첨정 치심의 손녀로서 훈도 제의 따님이다. 명존 14년 기미 9월 11일에 출생하신 공은 어려서부터 티 없이 준수하고 국량이 넓어 문순공께서 심히 사랑하시고 아명을 아경阿慶이라고 부르게 하시었다. 다른 아이들 보다 달리 교훈하시고 잠시라도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시고 계상을 출입 하실 때는 반드시 함께 따르게 하여 사물을 가르쳐 물으면 곧 이해하고 대답하는지라 그의 재능이 일찍 발달 되어 감을 기뻐하시었다. 경자년 겨울에 문순공께서 돌아가시고 그 이듬해 봄에 모부인께서 또 돌아가시니 공의 나이 불과 12·13세인데 애통하게 울고 집상하는 범절이 어른과 같더라. 계미년 가을에 첨정공이 의성 현감으로 계시다가 관아에서 돌아가시니 장사 지낸 뒤에 두 형마저 상을 이기지 못하여 삼년 안에 돌아가심에 공은 홀로 혈혈히 여막을 지키시니 지나치게 슬퍼하여 몸이 여위고 초최 하여 거의 몸을 보전치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宋壺峯 言愼이 이때 영남지방의 재해를 살피기 위하여 이 지방에 왔다가 공을 위문하고 돌아가 나라에 복명을 할 때 임금께서 영남지방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하문이 있어 이에 응답하기를 「선정신先正臣 이황의 손자 영도가 그 부형과 더불어 두 형을 잃고 산곡에서 여막을 지키고 있으나 그의 파리하고 여윈 모습은 차마 볼 수 없더라」고 아뢰니 국왕께서 측은히 여기는 얼굴을 지으며 「그가 상을 마치거든 등용의 절차에 관계없이 적당한 자리에 임용토록 하라」는 명령이 있어 을유 9월에 삼년상을 마침에 전조에서 국왕께 고하여 군자감 참봉을 제수하고 정해년 6월에 소격서 참봉으로 바꾸었으며 기축년 12월에 제용감봉사로 승진되었다. 임진년에 왜군이 대거 침입하였을 때 공은 마침 벼슬에서 물러나 향리에 계시었는데 즉일 행장을 수습하여 나라에 문안차 가는 길에 충주를 지나다가 순변사 신립이 탄금대에서 진을 치고 있는 것을 보고 말씀하시기를 「조령은 천험지대이므로 한명의 군사가 천명의 적을 막을 수 있는 이곳을 버리고 어찌하여 이와 같은 넓은 평야에서 적군을 막으려 하느냐. 이것은 반드시 패할 원인이 될 것이니 시급히 군사를 요새지로 옮겨 진을 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수천의 군사를 파견하여 파수라도 보게 하도록 하라」하니 신립이 이 말을 듣지 아니하다가 과연 이삼일 후에 대패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선견지명先見之明에 탄복하였다. 급기야 조정에 들어가니 임금의 행차는 이미 서쪽을 향해 떠났다. 백관이 호종하여 파주에 이르니 임금께서 특명으로 시종관 이외는 따르지 말라고 하심으로 공은 남쪽으로 내려와서 안동에서 의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우셨다. 계사년 9월에 연원찰방으로 계실 때 충주목사가 결해있어 공이 잠시 겸임하여 잘 다스리니 주민들이 크게 기뻐하더라. 감사가 나라에 계청하여 충주판관으로 승진시켜 우목을 관장하게 하였다. 이때 이 고을에 새로 군사를 모집하였는데  흉년이 거듭 들어 군량을 조달하고 백성을 구제할 계책이 막연하였다. 공은 치밀한 계획을 세워 진궤 하는 곳을 만들어 인근 고을에서 골고루 곡식을 모아 군량을 조달하고 백성을 모집하여 수천 두락의 황무지를 개간하니 그해 풍년이 들어 수 만석을 추수하여 각 고을 창고마다 곡식이 가득차게 하니 백성들이 크게 감탄하더라. 그 후에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