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1955. 문학평론가·언론인. 본관은 진성(眞城). 호는 여천(黎泉)·임목아(林木兒). 경상북도 안동출생.

 이황(李滉)의 13대손인 가호(家鎬)의 4남이며 육사(陸史)의 동생이다.

어려서는 조부로부터 한학을 공부하였다. 대구 교남학교(嶠南學校)를 거쳐, 1935년 일본 동경

호세이대학(法政大學) 불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31년 고종(高宗)의 친척인 이정원(李貞媛)과 혼인하였고, 1935년부터 1939년까지 조선일보 학예부 기자로

활동하였다. 광복 후 임화(林和)·김남천(金南天) 등과 함께 조선문학건설본부를 결성하고,

1946년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하여 초대서기장을 역임하였으며, 당시 조선공산당 기관지로 발간된

《해방일보》와 좌익계 일간지인 《현대일보》 발간에도 관여하였다.

1947년 말에 월북, 북에서 중앙본부선전선동부 부부장직에 있었으며, 6·25 직후 1953년 8월 남로당 숙청 때

임화·설정식(薛貞植) 등과 함께 ‘미제간첩’이라는 죄목으로 투옥, 1955년에 옥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2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전영사 餞迎辭〉가 입선되고, 1929년 소설부문에서 〈탈가 脫家〉

가 선외가작으로 뽑혔지만 시인이나 소설가로서는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았다.

1932년 《조선중앙일보》에 〈신춘당선문예개평〉과 1933년 《조선일보》에 〈시에 나타난 으로맨티시즘에

대하여〉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평론활동을 시작하여 1930년대 우리 비평계를 주도하는 전문적인 비평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1942년에서 광복에 이르는 기간 동안은 집필을 중단하였으며, 광복 후 1945년과 1946년에는 다시 왕성한

평론활동을 보였다. 월북하기까지 그가 남긴 전체 평문은 100편이 넘는다.

그의 비평이 전개된 과정을 정리해 보면, 첫째 단계가 ‘행동의 문학’이다. 초기 평문에서 문학은 사회 현실을

 전체적으로 인식하고 비판, 변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부르즈와문학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둘째는 ‘태도의 문학’이다. 이는 문학의 정치적 실천이 용납되지 않고 프로문학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사회 현실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작가가 가져야 할 태도 내지는 모랄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셋째는 지성론·교양론 등으로 문학이 인간의 내면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냉철한 지성, 강인한 정신,

명석한 기지가 요구된다고 주장하였다.

넷째 단계는 1930년대 말에 제기되는 ‘제3의 논리’다. 상실된 비평정신과 비평의 영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보편타당한 당대의 시대의식을 비평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방기에 이르러서는 맑스주의 문학이론에 근거한 ‘인민적 민주주의 민족문학론’을 내세웠다.

 성장 환경에서 형성된 이념 지향성, 서구문학 전공(불문학, 앙드레 지이드 연구가 졸업 논문이었음)을 통해

획득한 교양과 균형성, 신문기자생활에서 체득한 저널리즘적인 감각과 순발력 등은 그의 비평 세계를

구축하는 원동력이었다.

그의 비평은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라 논리의 전환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리얼리즘 정신의 고양과 문학의

이념성 회복이라는 일관된 방향 위에서 전개되었다.

참고문헌
건설기의 조선문학(조선문학가동맹, 1946)
北의 藝術人(李喆周, 啓蒙社, 1966)
오늘의 文學과 文學의 오늘-李源朝 評論集(李東英 編, 螢雪出版社, 1990)
한국현대문학사상사론(金允植, 一志社, 1992)
李源朝 批評의 轉換論理(申載基, 문학과 언어 10집, 1989)
李源朝文學批評의 變貌(李東英, 韓國學報 70, 1993). 〈申載基〉

이육사와 이원조 형제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구락(제41회.詩人)

육사 이원록은 우리가 학창시절 즐겨 암송했던 '광야'나 '절정'의 시인으로 또는 '청포도의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民衆詩人이다. 또는 그를 低抗詩人, 志節詩人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편 이육사의 實弟인 이원조는 한국 현대문학의 본격적인 출발기인 1930년대와 해방 공간에서 활발한 문필활동을 전개한 문학평론가요 수필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월북작가로 근년에 와서 해금되었기 때문이다.

이 두 형제분의 대륜과의 인연은, 형 이육사가 1922년(19세)경에 교남학교에서 잠시 수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동생 이원조는 1926년 교남학교를 제 5회로 졸업했다. 육사의 대륜 시절은 그 당시 형편으로 보아 정식 졸업을 하지 않은 경우라 학적부 등의 근거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대륜문학회가 수년 전부터 모교 교정에 육사시비를 건립하려고 애쓰고 있으나 수학의 확실한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모교 재학생들이 해마다 4월이면 달성공원 상화시비앞에 모여 추모제 및 추모백일장을 열고 있는, 우리 대륜의 은사이신 이상화 시인과 함께 육사형제분은 일제 암흑기의 한국문학에 당당한 문학적 성취와 매서운 절의를 행동으로 보여준 분들이다. 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육사의 '광야'가 없는 한국근대문학사는 얼마나 초라하고 우리를 절망케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이분들은 곧 민족의 자긍심 그 자체이며, 우리 대륜인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육사 형제분의 전기적 사실과 그들의 문학을 간략하게나마 살펴 보기로 한다.

연보에 따른면, 陸史 李源錄은 1904년 음력 3월21일, 黎泉 李源朝는 1909년 음력 6월 2일 경북 안동군 도산면 원촌동 882번지에서 退溪 李滉의 13대 손인 李家鎬 와 의병장 凡山 許衡의 딸인 許吉사이에서 6형제 중 둘째와 넷째로 태어났다. 이들의 출생지인 원촌은 퇴계 선생의 손자 3형제 중 셋째인 李詠道의 증손 李가 처음 자리잡아 이룬 마을로, 이후 그 직계 자손만이 모여 살게 된 곳이다. 이 마을의 형상은 태백산맥이 낙동강을 끼고 내려오다 두 가지로 갈라져 하나는 도산서원의 주산인 영지산, 다른 하나는 원촌의 주산인 건지봉을 이루고 있는데, 그 건지봉 밑 남향 마을이 곧 원촌이다. 마을 앞으로는 우측에 탕건봉이라 불리는 쌍봉과, 좌측에 층암단애를 이루는 갈봉(갈선대)이 있어, 육사와 여천의 술필에 모두 등장하고 있다. 낙동강 줄기가 마을 3면을 싸고 흐르는 백여호의 조용한 이 원촌리는 開村 이래 10여명의 문과급제자를 배출한 儒學의 고장으로서 유교적 전통이나 규범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6대조 李龜雲은 형조참판을 지낸 분이고, 조부인 李中稙 은 1910년 경술국치를 맞자 거느린 婢僕들을 풀어주고 노비문서를 소각하고 땅을 나누어 주었으며, 가까운 新安에 신교육기관인 普文義塾을 세우는 등 개화사상과 志士을 겸비한 매우 혁신적인 의식의 소유자였다. 벼슬을 거부하고 調用參奉 을 지낸 그는 儒望으로 太學掌儀의 을 받았으며, 鄕黨의 領 로 추천되었다. 이 치헌공이 별세하기까지(육사 13세, 여천 8세) 이들은 유년시절부터 한문을 배웠고 엄격한 양반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 李家鎬는 1905년 楊洲郡守로 천거되었으나 단발령에 반발하여 한평생을 처사로 지냈다.

母系를 보면 그의 외조부인 韓末의병의 거두인 범산 許형과 旺山 虛僞형제분, 그리고 외숙인 항일투사 許珪등 많은 의병장을 배출한 기개 높은 가문이었다. 또한 그의 어머니는 투사 李晩援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허형과 그의 아들들은 후에 중국에 망명하여 만주에 거점을 두고 독립운동을 펼쳐 육사의 독립운동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어머니 허씨로부터 '눈물을 흘리지 말라'고 배워온 것이 세 살 때부터의 버릇이었다고 육사는 수필 <계절의 오행>에서 술회하고 있으며, 문단에서 가장 가깝게 지냈던 시인 신석초의 회상에 의하면 입이 무거웠던 육사지만 어머니의 교훈과 현명함을 가끔 들려주었다고 한다.

친가와 외가가 모두 항일의식이 강한 유서깊은 가문에서 자라난 육사가 항일 독립운동에 투신하게 되고, 동생 여천이 핍박받는 민중에게 눈을 돌리게 된 것은 필연적이며, 그것은 유년시절부터 집안에서 받은 이런 교육적 환경에 영향받은 바 컸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父系의 潢學과 母系의 는 이들의 성격 형성의 근원적 모태가 된 것이다.

민족수난기에 짧고도 굵직한